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추모글 남기기



■ 완도 여행기 - (2/2) 청산도


대한민국 2010.06.30 21:20

청해진을 나와 여객터미널로 향했다. 물론 청산도 때문이다. 청산도에서 《서편제》에서 제일 유명한 장면을 찍은 찍은 곳이라는 것은 새삼스런 얘기는 아니다. 사실 《서편제》는 내가 영화를 즐겨보게 된 계기를 마련해준 영화다. 영화사(史)에서 서편제가 차지하고 있는 의미는 있겠지만, 나한테 갖는 《서편제》가 갖는 의미는 그런 거다. 청산도라는 섬 전체가 슬로시티로 세계에서 인정한 곳이니 뭔가 환상도 갖고 있었다. 그러니 무조건 일단 가봐야지. 완도라는 섬은 나에겐 청해진과 서편제(청산도), 두 가지 의미를 가진 셈이다. 그리하야 청해진을 나와 완도읍에 있는 여객터미널로 향하는데 해수욕장 개장을 알리는 현수막을 그제서야 발견했다. 완도에 들어선지 4시간이 다 되어가는데 말이다. 그날은 해수욕장 개장하고 4일 뒤였다. 바다에 들어가는 건 무서워하지만(죽을 뻔한 적이 있어서...) 어쨌든 바닷가에서 왔다갔다 하는 건 좋아하는 지라, (-_-;;) 청해진에서 완도읍으로 향하는 길에 있는 신지대교를 건너 명사십리 해수욕장으로 차를 몰았다. 표는 이미 청해진에 가기 전에 여객터미널에서 오후 늦은 표를 사둔 터라 시간도 넉넉했다.

다른 사람들은 잘 모르겠지만, 이상하게 나는 바닷가와 섬, 그리고 섬과 섬 또는 섬과 육지를 잇는 다리를 건너길 좋아한다. 나도 왜 그런지 모른다. 아뭏튼 청해진 가는 길에 봤던 완도와 신지도를 잇는 신지대교를 건넜다. 한 번은 차 세워두고 걸어서 이런 다리 건너봐야 하는데.

NIKON D90 | 2009:07:04 12:54:09

해수욕장은 개장했는데, 그냥 산책하는 사람들만...

NIKON D90 | 2009:07:04 12:56:26

여전히 산책중이다.


그런데 사람이 없다. 해수욕장은 개장했지만, 해수욕하는 사람은 한 명도 못봤다. 너무 일렀나 보다. 그냥 여느때처럼 누리끼리한 카펫을 어슬렁어슬렁 거니는 사람만 보였다. 괜스레 모래에 엉덩이 들이밀어 눌러본다. 머쓱했다. 어색하기도 했다. 그래도 토요일이라 사람들이 있을것 같았는데 거의 없었다. 아직 휴가철이 아니라서 그랬나보다. 사람들이 북적북적 거려 해수욕을 즐기고 있는 해수욕장을 상상했는데, 완전히 예상을 빗나갔다.

NIKON D90 | 2009:07:04 12:58:10

명사십리 해수욕장. 모래가 참 곱다. 남해도 상주해수욕장과 맞먹는다


뭐 이런 상태다. 사람없는 백사장에는 모래만 바닷바람에 흩날렸다. 그리고 썰렁해진 내 마음도 -_-;;; 예상과 다른 "해수욕장" 모습에 뻘쭘해서 잠시 멍때리다가 배 시간도 슬슬 맞춰야 해서 얼마 안있고 떠났다. 여기는 아닌가벼~를 속으로 외치면서.

일단 여객터미널에 차를 세워두고 조금 늦은 점심을 먹기로 했다. 사전에 먹거리에 대해서는 알아보지 않고 (숙박도 알아보지 않았지만) 그냥 신나게 달렸던 지라 어디가 맛있는 지도 막막했고, 배 출항시간까지 1시간 정도뿐이 여유가 없어서 그냥 여객터미널 앞에 식당에서 먹기로 했다. 본래 기차역이나 터미널 주변에서는 식사를 하지 않는다는 철칙을 깨고 말이다. 식당들은 백반집이라고 간판을 내걸고 있었다.

그런데 한 가지 깜박했다. 여긴 전라도라는 거. 5천원인가 6천원인데 반찬이 역시나 10여가지다. 뭐, 여객터미널 앞 식당인데다가, 일반 다른 식당에서는 먹어보지 못해서 직접 비교하긴 그렇지만, 적어도 반찬 가짓수만큼은 여지없이 여기가 전라도 땅이라고 당당하게 애기해주고 있었다. 아마 많은 사람들이 알겠지만, 버스터미널과 기차역 주변 식당에서는 밥먹지 말라는 격언을 알 것이다. 전라도는 그 격언을 생깔 수 있는 동네란 말인가.

점심먹고나니 슬슬 출발할 시간이다. 차를 그대로 끌고 선착장으로 들어갔다. 차까지 싣는데 편도 뱃표값이 장난아니다. 그나마 내 차는 소형차인 세피아인데도 편도가 24000원인가 그랬다. 사람보다 차 싣는 비용이 더 든다. 하지만 나중에 깨달았지만, 차는 괜히 끌고 갔다. 그냥 몸만 가서 느긋하게 청산도를 걸어다닐 걸 그랬다. 

그런데 배를 탈때마다 (통영갔을때도 그랬고, 며칠 전 거제도 다녀왔을때도 그렇고) 승선 명단을 쓰게 한다. 왜 쓰게 하는 건지 모르겠다. 사고 났을때 사망/실종자 확인이라도 하려는 건가. 거제도 해금강 유람선은 이름과 휴대폰 번호를 적게하는데, 2009년 완도 여객터미널에서는 작성 항목에 주민등록번호가 있었다. 당연히 주민등록번호를 쓰라는 거지만 난 생년월일만 적었다. 내 주민등록번호를 왜 터미널 측에서 알려고 하는가 말이다. 처음에 무언가 이유가 있었겠지만, 지금 그 이유를 이해하거나 알고 적게 하고, 적는 건지는 모르겠다.

LST처럼 생긴 카페리에 차를 후진해서 실었다. 이제 출발이다. 배에는 역시나 관광객과 주민이 반쯤 섞인 듯 했는데, 주민들은 대개 선실에 앉아서 쉬고, 관광객들은 카메라들고 풍경 구경에 정신이 없다. 관광객으로 보이는 사람들 중에 혼자 온 사람은 나뿐인 듯 했다. 나도 당연지사 관광객들 틈새에 끼어 사진을 찍어야 했겠지만, 새벽부터 장거리를 달린 여파로 선실 한쪽 구석에서 쪼그려 앉아 조는 쪽을 내 몸이 선택했다(난 그런 결정을 내린 적 없다! 결코!). 그러는 사이 배는 청산도에 도착했을 뿐이고, 난 청산도에서 자동차로 헤멨을 뿐이고.....

NIKON D90 | 2009:07:04 14:20:26

이제 청산도로!

NIKON D90 | 2009:07:04 14:23:16

저 폐수, 정수 처리 다 한 건가.


NIKON D90 | 2009:07:04 14:34:57

완도 여객터미널 입구에는 저렇게 작은 무인도가 있다.


NIKON D90 | 2009:07:04 17:05:02

청산도 바깥 바다 모습

NIKON D90 | 2009:07:04 18:36:52

나란히 정박 중인 어선들


NIKON D90 | 2009:07:05 09:08:48

선착장 한쪽에서는 저렇게 다시마를 말리던 중. ;;;

NIKON D90 | 2009:07:05 09:27:43

청산도 선착장. 사실 이 사진은 다음 날 아침 떠날때 모습다


청산도 선착장에 차를 끌고 내리긴 했는데, 그 다음은 막막했다. 사실 청산도에 대해 《서편제》를 찍은 곳이라는 것 말고는 아는 바도 없고, 섬 지도 한 장 없이 왔다. 완도 관광지도만으로는 부족했다. 청산도라는 섬이 슬로시티이니 작은 섬이어서 지도가 굳이 필요하겠냐고 너무 안이하게 생각했다. 카페리가 다니고 차를 끌고 들어갈 수 있다면, 결코 만만한 작은 섬이 아니라는 점을 망각했지만, 청산도에 차를 가지고 갈 수 있다는 점을 몰랐다. 그런 부주의의 댓가를 톡톡히 치렀다. 흑. 선착장에 내리자 모텔 2개가 먼저 눈에 띄었다. 시간은 아직 넉넉해서 나중에 오기로 하고 일단 차를 몰았다.

물론 제일 먼저 가고 싶은 곳은 서편제의 그 유명한 장면을 찍은 길. 그런데 완도군 관광지도만으로는 찾기 힘들었다. 그때는 내 차에 내비도 달지 않았던 때였다. 표지판이 나오겠지 하고 막연한 생각만 품고 차를 몰았다. 얼마 가지 않아 서편제 셋트장이라는 표지판이 보이고, 앞서 달리던 무쏘 한 대가 그 방향으로 들어갔다. 여기서부터 꼬였다.

무쏘를 따라 골목 안으로 들어가 어렵게 주차하는 순간, 잘못되었다는 것을 분명히 깨달았다. 무쏘 운전자는 차에서 내리더니 마을 주민으로 보이는 분에게 "어머니 저희왔어요"라고 외치고 있었던 것이다. OTL. 어쩐지 무쏘에 타고 있던 사람이 뒤를 돌아보더라니. 분명 이상하게 생각했을 것이다. 차 번호판은 서울인 차가 무턱대고 따라 들어왔으니.

무쏘가 들어간 곳은 차 1대가 겨우 지나갈 수 있는, 정말 오래된 골목길이었다. 그리고 사실 내가 찾으려 했던 서편제 길은 이미 지나쳐왔던 것이다. 서편제 셋트는 마을 한복판에 1개가 있고, 언덕에 1개가 있다. 2009년 1박2일의 외국인 특집편에서 청산도의 오프닝 장면에 쓰였던 곳이다[각주:1]. 그리고 서편제 길은 그 옆으로 난 옛날 길인 것이다. 그 옆에는 한효주가 주연한 《봄의왈츠》 셋트장도 있다. 내가 '서편제 셋트장'이라는 간판을 보고 들어간 골목에도 셋트장은 있는데, 이곳은 이수근과 루마니아인 단이 낙오되어 걸어가면서 들른 곳이다. 이런 것도 1~2시간 정도 근처를 방황(?)한 끝에 알게 되었다.

구글맵에서 확인해보면 대충 아래 붉은 원 부분이다.. 아래 원안에 봄의왈츠 셋트장과 서편제 셋트장, 그리고 서편제 길 장면을 찍은 곳이 있다. 하지만 이것도 나중에 알게 된 거다.

2010:06:28 02:44:12

무턱대고 갔더니 내가 헤멨던 곳


차를 주차한 건물 다 낡은 건물로 마을 회관쯤 되는 건물이었다. 그리고 그 옆에는 유선 전화 개통을 축하하는 기념비가 세워져 있었다. 사진을 왜 안찍었는지 모르겠다. 거기에는 청산도에 유선 전화를 개통한 것을 축하하면서 동시에 전화선 가설 공사에 참가한 사람들에 감사를 표시하고 있었다. 축하 기념비이자, 일종의 송덕비다. 초등학생부터 휴대폰을 끼고 살고, 아이폰4G나 구글폰같은 스마트폰이 범람하는 요즘 시대에 (뭐, 청산도갔을때는 스마트폰이 지금처럼 관심받던 시대는 아니었지만) 유선 전화 개통 기념비는 다소 생뚱맞게 느껴지기도 했다. 그런 게 또 슬로시티의 맛이라고 가져다 붙일 수도 있지만, 그때는 길 잘못들어 마냥 난감할 따름이었다

NIKON D90 | 2009:07:04 15:32:10

골목길

NIKON D90 | 2009:07:04 15:33:53

계단식 논

NIKON D90 | 2009:07:04 15:33:59

계단식 논


일단은 차는 내버려두고 마을을 돌기 시작했다. (그거 말고 달리 어쩌겠냐고...-_-;;) 동네는 딱히 볼 건 없다. 하지만 그게 볼거리인지도 모르겠다. 꼭 유적지 돌아보기나 레저만 관광이나 여행은 아니지 않겠나........ 라며 스스로를 보듬으며 시골 논길 사이를 걸었다. 논이 많다. 물이 풍부한 모양이다. 바닷물이야 조금만 나가면 진짜 풍부(??)하지만. 섬이 무인도가 되느냐, 유인도가 되느냐는 마실 물이 있느냐 없느냐에 따라 결정된다. 시골 논길 사이를 걸어보는 것도 참 오랜만이다. 차도 별로 안다녀서 소음도 없고, 심지어 새소리 들은 기억도 없다. 오후 3시 경이었다. 새들도 뜨거운 뙤약볕에 지쳐 어디 그늘에 숨어 낮잠을 자는 건지도 몰랐다. 그나저나 대체 《서편제》를 어디서 찍었다는 건지.

NIKON D90 | 2009:07:04 15:35:21

고양이 한 마리가 빼꼼하게 날 쳐다본다. 들고양이인지, 버려진 고양이인지, 아니면 마을 주민 분들이 키우는 고양이인지는 모르겠다. 잠시동안 날 빼꼼히 쳐다보더니 순식간에 사라졌다.


NIKON D90 | 2009:07:04 15:46:59

풀같은 논과 밭. 논두렁 사잇길은 91년에 농활 이후로 사실상 처음 걸어봤다. 논두렁 사이에서 길을 잃고 헤맸다. 이날 참 길 자주 잃고 헤맸다 -.-


걷다보니, 문제가 생겼다. 똥. 새벽에 서울을 출발한 이후 똥을 싸지 않았던 모양이다. 아놔. 오만가지 잡생각이 머리를 스치고 지나갔다.

"동네 주민 분들에게 양해를 구해볼까"
"근처에 뭐 없을까."
"그냥 풀숲에 쌀까. 휴지가 없는데....."
"................"

화장실도 안보이고, 똥은 금방이라도 괄약근의 저항을 분쇄할 거 같고, 풀숲에 몰래 싸려니 휴지도 없고.... 여기저기 적당히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곳을 찾던 와중에 맞은 편 언덕에 유럽풍 흰 목조 가옥이 보였다. 드라마 《봄의왈츠》 셋트장이었다. 혹시 화장실이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저기가 셋트장이라면 관광지로 활용하고 있는 곳이니 아마 화장실도 있지 않을까 싶었다. 딱히 길은 안보여서 논두렁을 따라 걸음을 옮겼다.

NIKON D90 | 2009:07:04 15:55:30

그런 와중에도 사진찍기는 계속 된다. 밭을 메시던 어느 할머니


NIKON D90 | 2009:07:04 15:51:19

봄의왈츠 셋트장.


다행히 셋트장에 화장실이 있었다. 위 사진에서 왼쪽에 보이는 붉은 지붕 건물이 화장실이다. 후다닥 어기적어기적 달려가 (상상해보시라, 억지로 괄약근을 쥐어짜며 경보 걸음으로 달려가는 거구의 사나이를....) 일을 보고 시원한 마음으로 화장실을 나왔다. 화장실에서 나와 자판기(화장실 벽에 음료수 자판기가 붙어 있다)에서 사이다 하나 사서 화장실 옆에서 시원하게 마시고 있는데(............-_-;;), 4~50대 아줌마 단체 관광객이 몰려왔다. 버스 2대를 가득 채울만한 사람들이었다.

아, 또 다른 시련인가보다. 햇볕가리개용 모자를 다들 눌러쓴 아줌마들은 일제히 셋트 건물 내부로 들어가는 거다. 화장실 있는 곳까지 아줌마들의 시끄러운 소리가 다 들린다. 안으로 들어가보겠다는 생각을 완전히 버렸다. 아줌마들은 저마다 집이 예쁘다느니, 여기가 드라마 주인공들이 살았던 집이라느니 하며 시끌시끌했다. 덕분에 조용한 청산도의 어느 마을의 정적은 다 깨졌다. 어찌나 목소리가 크던지. 하기사 중국인들은 단 1명만 있어도 엄청 시끄럽긴 하지만. (언어 자체가 좀....) 아줌마들의 수다를 뒤로 하고, 드라마에서나 볼 수 있는 부자들의 별장같은 집을 뒤로 하고 그곳을 떠나기로 했다. 여전한 아줌마들의 수다와 큰 웃음소리들을 뒤로 하고.

NIKON D90 | 2009:07:04 15:58:16

만에는 어김없이 양식장이...


NIKON D90 | 2009:07:04 16:18:33

시골길 담벼락에 핀 담쟁이 덩굴의 꽃


NIKON D90 | 2009:07:04 16:21:56

서편제 셋트장이다.


봄의 왈츠 셋트장 입구에 작은 주차장이 있다. 봄의왈츠 셋트장에서 도로 쪽으로 조금 나가면 나오는 셋트장이다. 그런데 도로변 입구에는 봄의왈츠 셋트장이라는 표시만 있고 서편제 셋트장 표시는 못봤다. 그래서 휭하니 지나쳤던 것이다. 지금 1년이 지난 지라 그때에 서편제 셋트장을 알리는 안내판이 있는데 못본 건지는 잘 기억안난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서편제의 어느 장면에서 이 셋트장을 사용했는지 기억이 나지 않았다. 서편제를 구하던지 대여점에서 빌려봐야 할 것 같다. 그리고 여기는 즉석에서 1박2일 셋트장(?)으로 활용되기도 했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청산도 도착 후 오프닝 장면과 단과 이수근이 여기서 낙오한 후 생쇼(!)를 시작한 곳이다.

NIKON D90 | 2009:07:04 16:24:15

서편제에서 진도 아리랑 부르는 장면을 요기 근처에서 찍었나. 오른쪽의 집은 봄의왈츠 셋트


NIKON D90 | 2009:07:04 16:32:36

마을 우물. 사용 중인 우물이었는지 기억이 가물가물하다



언덕 배기에서 나와 차를 주차해놓은 골목으로 다시 들어갔다. 길이 좁아서 차를 빼다가 담벼락에 살짝 부딪혔다. 세계 최고의 자동차 경주 선수들도 여기서는 맥을 못출 거 같다. 어김없이 해수욕장을 향해 출발했다. 청산도에도 3개인가 해수욕장이 있는데, 섬 동쪽에 있는 해수욕장[각주:2]을 향해 야심차게 출발했다. 그곳에서 조금만 개기면 일몰도 볼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런데, 섬 서쪽만 2번 빙 돌았다. ..........-_-;;; 갑자기 짜증이 확 몰렸다. 내비의 필요성을 절실히 깨달았다. 내비에 기대고 싶지 않았는데. (그리고 나서 2주 후에 내비게이션을 구입했다) 그냥 돌아가기로 했다. 선착장으로 돌아와 아까 봤던 모텔에 짐을 풀었다. 그리고 1층 식당에서 간단하게(여기도 반찬 가짓수는 보통이 아니었다.) 백반으로 저녁 먹고 씻고 푹 잠에 빠졌다.

청산도는 걸어다닐 걸 잘못했다. 슬로우시티 답게 슬로우 시티식으로 걸으며 여행할 것 그랬다. 어차피 청산도에 큰 볼거리가 있는 건 아니다. 슬로우시티의 느릿느릿한 여유를 즐기러 가는 거였다. 그런데 그 여유를 제대로 즐긴 것 같지 않은 것이다. 청산도에 다음에 다시 가야겠다. 그리고 그때는 아예 차를 놔두고 가서 느릿느릿 여유을 즐겨봐야 겠다.


  1. 1박2일 글로벌 특집 촬영을 언제 했는지는 모르겠지만, 방송은 내가 완도를 다녀온 후에 나갔다. [본문으로]
  2. 나중에 알았지만, 풀등이 있는 해수욕장이다. 역시 1박2일 찍은 곳이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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