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추모글 남기기



■ 대모산 등산기 - 대모산에서 백제인의 지혜를 느꼈다.


등산 2009.10.06 02:05
대모산은 강남구 개포동과 포이동 일대에 걸쳐 있으며, 구룡산과 연결되어 있다. 산의 남쪽 기슭에는 헌인릉과 국가정보원이 자리하고 있다. 산들은 아차산처럼 높지 않고 낮은 편이다. 나는 수서역 6번 출구에서 내려 올라갔는데, 산은 높지 않으면서도 수서동에서 올라가는 길은 살짝 가파르다. 하긴 가파르지 않아도 나한테는 다 거기서 거기긴 하지만.

대모산을 찾기 전에 인터넷에서 찾아본 대모산 등산기를 보니 구룡산까지 2시간 30분 정도 거리라고 했는데, 내가 산을 타기 시작한 시간이 12시 30분 즈음이었고, 대모산에서 내려오니 오후 4시 30분이었다(.................뭐냐). 내려오는 길에 어떤 분과 30분 정도 사진에 대해서 얘기나누기는 했지만 그 시간을 빼도 3시간 30분 걸린 셈이다. 등산의 길은 멀고도 험난하구나.

수서에 사는 아는 분이 대모산을 매주 산책하는 기분으로 가볍게 다닌다고 하셔서 대모산을 찾은 것인데, 역시 난 일반인과 달라도 한참 다르다는 것을 새삼 깨달았다. 저질 체력의 한계도. 아뭏튼 뭐 그건 그렇고.
NIKON D90 | 2009:09:29 12:30:52
수서역에서 내려 6번 출구에서 30m쯤 가면 등산로 입구가 나온다. 등산로는 이렇게 나무로 계단을 만들어놔서 찾기 쉽다. 이제 산을 오르기 시작한다.

NIKON D90 | 2009:09:29 12:34:30
산불 발생에 대비해서 강남구청에서는 등산로 곳곳에 저렇게 소화 장비를 비치해두었다. 그것까지는 참 좋은 일한 건 맞는데, 문제는 보관실 벽에는 "누구나 사용할 수 있습니다"라고 써놓고 자물쇠로 잠가놓았다는 점이다. 자물쇠로 잠가놓으면 "누구나" 어떻게 사용할 수 있단 말인가? 산불나면 저 유리를 깨고 가져가란 뜻인가? (역시 공무원들이다) 불나서 유리 깨고 소화장비 꺼내쓰면 나중에 기물파손죄로 고발할까? 아예 저런 문구를 써붙여두지 말든가, 개방을 해놓든가.

NIKON D90 | 2009:09:29 12:40:07
밑둥만 남겨놓고 잘려나간 나무. 톱으로 자른 것 같지는 않은데 무슨 이유로 저렇게 밑둥만 남았을까.

NIKON D90 | 2009:09:29 12:42:13
이름없는 무덤. 비석은 없었다. 무덤과 무덤을 둘러싸고 있는 흙담은 많이 무너졌어도 형태는 유지하고 있었다. 후손이 끊긴 걸까, 아니면 후손이 버린 걸까. 수서에서 대모산 정상으로 가는 길에 이 사진 속 무덤을 포함하여 2기 정도 무덤을 보았지만 모두 상태가 저랬다.

NIKON D90 | 2009:09:29 12:46:47

NIKON D90 | 2009:09:29 12:49:22

NIKON D90 | 2009:09:29 13:06:41
대모산은 이정표가 잘 되어 있어 현재 위치를 가늠하기 좋았다.

NIKON D90 | 2009:09:29 13:10:28
주인 따라 산책 나온 강아지. 요즘 강남 일대는 예전에 비해 마당 가진 집이 많이 없어져서 많은 개들이 좁은 집 안에 갇혀 산다. 이런 곳에 나오면 개들도 무척 좋아할 것 같다.

NIKON D90 | 2009:09:29 13:19:10
혹시 무너진 토성 성벽의 흔적이 아닐까 싶었던 곳이다. 이래저래 살펴보았지만, 뭐라고 결론을 내기 힘들었다. 이게 성벽이라면 반대편에 상당히 넓은 공간이 있어야 하는데 없기 때문이다. 반대편도 곧바로 경사 내리막이다. 성벽이라면 한쪽은 급경사고, 반대편은 넓은 공간이 아니어도 몇 명이 나란히 서서 지나갈 수 있을 정도의 통로가 있어야 한다. 지난 5월에 광성보를 갔을때 찍은 사진을 참고하시면 될 것 같다.

NIKON D90 | 2009:09:29 13:20:33

NIKON D90 | 2009:09:29 13:21:08

NIKON D90 | 2009:09:29 13:23:18
가을이라 밤송이가 곳곳에 떨어져 있었다. 이미 밤은 사라지고 저렇게 송이만 남아 있었다. 오늘 이 글을 쓰려고 사진을 정리하던 중에 추석 성묘다녀온 후 밤송이 몇 개 주웠다가 절도범이 된 사람의 기사가 생각났다. 대모산의 밤은 막 가져가도 되는 걸까? 정상에서 구룡산으로 가는 길목에 "밤과 도토리는 다람쥐들의 겨울 식량"이니 가져가지 말아달라는 내용의 현수막이 걸려 있었다. 야산의 밤송이들, 가져가도 될까, 아니면 다람쥐들을 생각해서 그냥 농수산물시장이나 마트에서 돈을 주고 사야 할까.

NIKON D90 | 2009:09:29 13:23:35
야생동물의 집으로 보이는 구멍이었다. 그러나 어떤 종류가 사는지는 모르겠다. 은근히 대모산에도 이런저런 야생동물들이 좀 살고 있다.

NIKON D90 | 2009:09:29 13:37:58NIKON D90 | 2009:09:29 13:40:35

우리나라 산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돌탑이 대모산에도 어김없이 있었다. 돌 올려놓고 나도 소원 하나 빌어볼까 했지만, 그냥 사진만 찍었다. 대모산의 돌탑들은 아랫 부분을 가능한 넓직하게 펼쳐서 쌓았다. 남한산성이나 다른 곳에서 봤던 돌탑들은 상당히 좁고 위로 길쭉하게 뻗었는데 말이다.

NIKON D90 | 2009:09:29 13:40:59

NIKON D90 | 2009:09:29 13:46:10

NIKON D90 | 2009:09:29 13:57:25
산불감시초소지만, 사람은 없었다.

NIKON D90 | 2009:09:29 13:58:01

NIKON D90 | 2009:09:29 14:07:21
고인돌이 아닐까 싶었던 바윗돌. (생각하는 게 왜 다 그쪽이냐)

NIKON D90 | 2009:09:29 14:10:36

NIKON D90 | 2009:09:29 14:21:53
비닐을 칭칭 동여매놓은 나무도 눈에 띄었다. 특별한 안내문은 없어서 무엇때문에 저렇게 해놨는지 모르겠다.

NIKON D90 | 2009:09:29 14:23:45

NIKON D90 | 2009:09:29 14:25:09
등산로 곳곳에 저런 팻말이 붙어 있었다. 아직 정식 학술 발굴 조사는 이뤄지지 않은 건가. 사실 이때만 해도 대모산에 뭐하러 산성을 쌓았을까 라는 의구심을 지울 수가 없었다.

NIKON D90 | 2009:09:29 14:26:34
정상은 아니고, 정상으로 가는 길이다. 이곳에 서니 혹시 여기에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여기는 부지가 좁아서 "성"이라고 할 수는 없다. 하지만 성에 딸린 보루라면 얘기가 다르다. 사진을 찍은 위치는 "치"가 아닐까 싶었지만 확신할 수는 없었다. 아무런 설명하는 팻말도 없으니 내 짧은 지식으로 의심만 해볼 뿐이다.

NIKON D90 | 2009:09:29 14:30:32
철조망 왼쪽은 헌인릉 구역이다. 능 규모가 꽤 크다. 대모산을 넘어가면 바로 헌인릉이지만, 서울에서 헌인릉을 가기 위해서는 양재대로로 한참 달려야 한다.

NIKON D90 | 2009:09:29 14:34:57
이제 슬슬 끝이 보인다. 음하하. 그런데 저 약수터들은 한 곳도 못봤다. 다음에 들러봐야 겠다.

NIKON D90 | 2009:09:29 14:43:40

NIKON D90 | 2009:09:29 14:46:04
계단을 올라가는데 말벌들로 보이는 벌이 어떤 동물의 사체를 뜯어먹고 있었다. 사체는 새끼 쥐가 아닐까 싶었지만 잘 모르겠다. 다람쥐 새끼인가.

NIKON D90 | 2009:09:29 14:47:15
나무 울타리에는 종류를 모르겠는 버섯이 자라고 있었다. 독버섯은 아닌 것 같고, 팽이버섯이나 송이버섯 일려나.

NIKON D90 | 2009:09:29 14:48:13

NIKON D90 | 2009:09:29 14:50:08
드디어 정상이다. 정상에는 삼각점과 헬리포트가 있다.

NIKON D90 | 2009:09:29 14:53:58

NIKON D90 | 2009:09:29 14:54:39
정상에서 바라본 서울 전경이다. 탁 트였다. 물론 서울답게 스모그가 가라앉아 시계는 좋지 않다. 구름 위쪽은 맑은데, 구름 아래쪽은 뿌옇다. 옛날 성흥산성에 올랐을때 새벽에 본 안개와 느낌이 달라도 너무 다르다. 스모그에 대해 혼잣말로 투덜거리며 서서 돌아보는데 정면에 보이는 산이 눈에 확 들어온다. 아차산이다. 그리고 잠실과 강남 일대가 한 눈에 들어온다는 사실도 깨달았다.

대모산을 찾는 분들은 알겠지만, 이곳에는 과거 산성이 있었다. 등산로와 정산 주변에 가면 그런 안내판도 있다. 과거 명칭은 알려진 것이 없는 것 같고, <백제 지역의 고대 산성>이라는 책에도 다만 "대모산성"이라고만 되어 있었다. 혹시나 산성의 흔적을 찾아볼 수 있을까 하는 생각도 가지고 있었지만, 다만 안내판만 붙어 있었다. <백제 지역의 고대 산성>에도 자세한 설명은 없다.

그러나 정상에서 아차산과 강남/잠실 일대를 보는 순간, 아차산에 올랐을때처럼 깨달음을 얻었다(?). 이곳에 분명 산성이 있었겠구나. 아차산과 정면으로 마주보면서 풍납토성과 몽촌토성을 외곽에서 지키는 역할, 그게 대모산에 있었을 산성의 역할이구나, 라는 것이다. 아차산과 이렇게 직선으로 마주보고 있었다니.

NIKON D90 | 2009:09:29 14:57:43
사진 중간 녹지가 몽촌토성이다. 오른쪽으로는 남쪽과 서쪽 성벽 일부만 남은 풍납토성이 있다. 북한산성[각주:1] - 아차산성 - 풍납토성 - 몽촌토성 - 대모산성(?)으로 이어지는 백제 왕도의 방위선인 것이다. 그리고 이 배치는 부소산성과 주변 산성들의 배치와도 동일한 구성이다. 백제는 멸망하는 그때까지 백제 초기부터 내려온 고유 전술을 유지했던 것이다. 그리고 그 군사 전략은 조선 후기 강화도에도 똑같이 적용되었다. 다음 그림을 보면 확실히 알 수 있을 것이다.


왼쪽이 서울의 백제 성들 배치 개요도고, 오른쪽은 부소산성과 주변 산성들의 배치다. 놀라울 정도로 비슷하게 축성해놓았다. 고구려 장수왕에게 왕성을 점령당하고, 개로왕이 처형당하는 수모를 겪은 후 공주로 천도한 백제는 부여로 다시 옮긴 후에 왕성과 주변 산성들을 한성 백제 시대와 똑같이 배치한 것이다. 그렇다면 공주 일대도 마찬가지일까? 백제 왕권이 극히 약해졌던 시대긴 하지만, 아마 큰 차이는 없지 않을까 싶지만, 확인해봐야겠다.
NIKON D90 | 2009:09:29 14:59:46
왼쪽의 산이 아차산성, 오른쪽에 보이는 녹지대가 몽촌토성이다. 그 중간에 풍납토성이 있다. 백제는 왕도 주변에 크고 작은 산성을 구축하여 왕도를 지키려 했던 것이다. 여러 겹의 방어선을 구축하는 것은 현대 군사 전략에서도 똑같다.

적어도 이날 대모산에 올라서 나로서는 큰 소득을 다시 한 번 얻은 셈이다. 책에서만 봤던 것을 직접 눈으로 확인했을때 효과도. 잠시 백제에 흘렸던 정신을 추스리고 이제 집으로 가기로 했다. 점심을 안먹었더니만 배고프다. (-_-) 구룡산도 포기하고 (이미 일반인들은 구룡산을 오르고 있을 시간에 나는 겨우 대모산 정상에서 주저 앉아 있었다) 산을 내려가기 시작했다. 구룡산은 다음에 따로 가야겠다. (대모산을 다녀온 다음 날, 나는 등산용품점에 들러 등산용 지팡이를 구입했다)

NIKON D90 | 2009:09:29 15:01:06

NIKON D90 | 2009:09:29 15:03:29
왼쪽에 보이는 산은 우면산이다. 그리고보니 우면산도 정산을 가보지는 않았다. 어떤 사람은 하룻 동안에 대모산 - 구룡산 - 우면산을 모두 종주했다는데 바로 옆에 구룡산도 포기하는 나하고 너무 차이난다. (.........................)

NIKON D90 | 2009:09:29 15:08:47

NIKON D90 | 2009:09:29 15:11:40
구룡산 내려오는 길에 벙커가 있었다. 52사단이 관리 중이라는 안내 팻말은 붙어 있지만 잠깐 훑어보니 전혀 관리안하는 모양이다. 입구에는 낙엽과 흙 등이 무심하게 쌓여 있어서 벙커 안에 들어가려면 2시간 정도 청소 작업부터 먼저 해야 할 것 같다. 지금은 전혀 사용하지 않는 듯.

NIKON D90 | 2009:09:29 15:17:32

NIKON D90 | 2009:09:29 15:19:11

NIKON D90 | 2009:09:29 15:27:17

NIKON D90 | 2009:09:29 15:27:25
내려오던 길에 찰칵한 이름모를 새. 제대로 잡는 데는 실패했다. 꼬리 깃털 색깔이 유난히 푸르스름했던 새인데, 이름은 모르겠다.

NIKON D90 | 2009:09:29 15:29:41

NIKON D90 | 2009:09:29 15:33:53

NIKON D90 | 2009:09:29 16:18:20

올라가는 건 2시간 걸렸는데, 내려오는 건 금방이다. 언제쯤 수월하게 산을 탈 날이 올까.

  1. 지금 남아 있는 북한산성은 조선 숙종때 축성된 것이지만, 그 자리는 백제 시대에 축성된 고성이 있던 곳이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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